마케팅비 과다 지출, 가입자당 수익 저하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통신주들이 내년엔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전통적인 음성중심 성장은 끝났지만 데이터 중심 성장이 본격화돼 통신사업자의 수익 역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 중심에는 게임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데이터 이용 증가, 마케팅 경쟁 완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27일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통신시장이 극도로 부진했던 올해와 달리 성장과 내실 두마리 토끼를 잡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통신시장에 대해 이례적일 정도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것은 데이터시장이 예상 밖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TE 통신환경 확산으로 유튜브 등 멀티미디어와 게임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가입자당매출(ARPU) 상승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통신사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피처폰 ARPU가 1만5000원인데 비해 스마트폰은 4만2000원, LTE는 5만2000원으로 LTE 가입자 증가는 통신사 수익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실제 LTE 보급률은 지난해 첫 출시 이후 10개월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고 연내 155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까지 2500만명이 가입해 보급률도 46%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스마트폰 보급 1년만에 3G 가입자가 700만명을 돌파한 것보다 빠른 속도다.
김 연구원은 “국내 데이터 소비는 스마트폰 보급 후 최근 3년간 97배 증가했다”며 “LTE 보급으로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시장 경쟁 완화도 실적개선 효과를 키울 요소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통신사업자의 키워드가 LTE가입자를 둘러싼 마케팅 경쟁이었다면 이제 통신 3사간 경쟁이 완화되고 있다”며 “이는 비용감소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KT는 통신사 이익 증가에 자회사 순익까지 늘어날 것이 기대했으며, SK텔레콤은 LTE 시장 성장과 함께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상반기에는 KT,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이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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