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수합병(M&A) 등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채권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M&A 대상으로는 최근 인수설이 나도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거론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26일(현지시각) 30억달러(약 3조2500억원) 규모 3년·5년·10년물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회사가 채권을 발행한 것은 2000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날 발행된 채권에 대해 “아마존은 훌륭한 현금흐름과 탄탄한 재무제표를 갖췄다”면서 투자적격 등급인 `Baa1`을 매겼다.
아마존이 이처럼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M&A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5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M&A 대결을 펼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실탄(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콜린 길리스 BGC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정말로 하려고 하는 것은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즉시 그 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M&A 대상으로 리서치인모션(RIM)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칩 사업부가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아마존의 스마트폰 제조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M&A 외에도 시애틀 본사 건물 매입에 11억6000만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며 미국 전역 당일배송 물류 인프라 구축,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건설, 킨들 제조 확대 등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매기 태일러 무디스 수석신용분석가는 “아마존 채권이 최고 등급을 받지 못한 것은 2006~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마존은 지금이 적극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은 예전처럼 수익을 내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