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칩거 5일만에 캠프 관계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원 여부를 언급하지 않은 채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다. 안 전 후보의 적극적 선거지원을 희망하는 문 후보 측과 당분간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보여 안 전 후보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의 혼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안 전 후보가 이날 공동선대본부장단, 대변인단, 실장단 등과 캠프 인근 중식당에서 직접 만나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 “지지자,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큰 마음의 빚을 졌다. 평생에 이 빚진 마음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갚아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지방에 내려간 안 후보가 잠시 서울로 돌아와 캠프 관계자, 본부장과 실장들을 만났으며 여기서 안 전 후보는 “며칠간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서 쉬었다”며 지낸 얘기를 들려줬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안 전 후보는 담담한 표정이었고 후보는 고마운 분들에게 전화를 하고 또 만나기도 하고 있다”며 “이후 다시 시골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 선언 이후 아직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만나지 않았으며, 이날 오찬에서 선거 지원 여부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여부를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별 말씀 없으셨다”며 “오늘은 그냥 캠프 정리 과정에 대해서 의논했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감에 따라 해단식 일정도 유동적이다. 유 대변인은 “해단식 일정은 본부장들과 상의해 보겠다”며 “안 전 후보는 일단 참석 의사를 표하신 상태”라고 밝혔다.
안 전 후보가 칩거 5일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문 후보 지지의사를 유보하면서 안 후보를 지지한 부동층 표심의 향배는 좀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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