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진영이 공히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 소극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 중요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 제4 이통 조기정착에 빨간 불이 켜졌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자 선정 작업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유권자 표심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공약은 없어 정책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제기됐다.
박 후보는 통신 요금 인하를 위해 가입비 폐지와 무료 와이파이 확대, 이동통신재판매(MVNO)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쟁 유발을 통한 요금인하책의 하나로 꼽히는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은 소극적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 작업을 하고 있지만 박 캠프에서는 이같은 정책은 그다지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요금인하에 기여할 지 의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새로운 이통사보다는 MVNO활성화로 통신요금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보고 있다. 공고한 이통 3사의 입지를 새 이통사가 파고 들 여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는 “제4 이동통신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내부 의견이 많다”며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새 이동통신사업자를 활용한다는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 이통사의 투자액이 1조원을 넘어설텐데 이를 고려하면 새 이통사가 강력하게 요금인하를 추진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은 제4 이통 사업자 선정에 적극적인 현정부와 기조를 달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동통신요금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는 새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해 경쟁을 유발,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차기 정부가 소극적이어서 현재 진행 중인 제4 이통사 선정 작업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는 현재 새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참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서비스 제공사업자 신청서를 제출, 사업권 허가 심사 자격이 주어지는 적격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관련 법은 허가신청 이후 120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어 최종 허가여부는 2월 12일 전후 정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기 정부의 기조가 허가 심사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사업허가를 받더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 지원을 하지 않으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 이동통신정책 비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