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일수록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지식과 안목으로 해당 분야에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는 기능적 전문성만을 추구하는 지식 기술자도 아니요 자신의 전문성을 판매하는 지식 장사꾼도 아니다. 전문가는 남다른 해박한 식견과 안목으로 보통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아픔을 보듬고 기꺼이 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탁월성을 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윤리적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덕을 쌓아나가는 사람이다. 즉 전문가의 전문성은 기술적 탁월함과 더불어 윤리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도덕적으로 재무장한 사람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전문가는 자신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가는 사이 전문가다.
전문 지식과 기술의 탁월성과 윤리적 자세, 전문성을 활용하는 도덕적인 행위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레테(arete)라고 했다. 전문 지식의 탁월성(excellence)과 덕(virtue)을 겸비한 상태를 뜻한다. 아레테는 미덕을 갖춘 최고 경지의 전문성을 지칭한다. 작위적이지만 아레테를 한자로 쓰면 `아래태(雅來太)`로 쓸 수 있다.
`아래태(雅來太)`를 지향하는 전문가는 아름다운(雅) 미래(來)를 준비해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안목과 식견을 가지고 크게(太) 성장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와 열망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치열한 노력과 열정으로 전문가의 길을 걸어가면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이 가진 전문 지식과 기술을 나누는 공동체적 정신을 아레테로 표현한 것이다. 따뜻한 사랑과 전문 지식을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와 나누려 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의 봉사정신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상이다. 자신의 이익과 안위(安慰)만을 앞세워 다른 사람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아레테를 갖춘 전문가가 될 수 없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