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4일(화) 밤 10시45분
충청북도 청원, 수백 개의 장독들이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 집 마당에서 심순섭 할머니(93)가 장독을 부지런히 살핀다. 열일곱 살에 처음 장을 담그고, 구수한 손맛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할머니. 자식들은 할머니의 곁에서 된장 담그는 법을 전수받으며 부지런하고 건강한 삶을 대물림 받는다.
이른 새벽, 장독 뚜껑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심순섭 할머니의 일과가 시작된다. 올해 아흔셋의 나이에도 할머니는 아직 꼿꼿하게 마당 안팎을 걸어 다닌다. 할머니에게는 매일 자식처럼 돌보는 장독이 장수 비결이다. 방송은 할머니가 된장을 담그기 위해 콩을 고르는 일부터 메주를 빚고 장독을 관리하는 법까지 장수의 비밀을 보여준다.
매사 긍정적이고 새로운 일에 호기심이 많은 할머니는 1대 할머니부터 4대 증손녀까지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도 대화를 주도한다. 그저 할머니와 즐겁게 대화하고 싶어서 바쁜 시간을 쪼개 수시로 찾아오는 자식들. 할머니 건강의 비결은 바로 이런 솔직하고 유쾌한 성격에 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할머니는 노인보호센터에 다니신다. 그곳에서 다양한 수업을 듣는다. 할머니는 그곳에서 생전 안 해보던 화장도 배우셨다. 수줍게 립스틱도 발라보며 자신을 가꾸는 즐거움을 느낀다.
아흔 셋. 자신을 위해서 과감히 투자할 줄 아는 멋쟁이 할머니의 삶은 언제나 활기차다. 웃음이 떠나지 않는 심순섭 할머니와 그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