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모바일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TV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을 활용해 기존 와이파이 수준을 향상시킨 `인핸스트 와이파이(enhanced WiFi)` 서비스를 도입한다. 미국에서 `슈퍼 와이파이`로 불리는 이 기술은 전파 도달 범위가 넓어 효과적으로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다.
3일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TV방송용으로 분배된 주파수 대역폭 중 사용하지 않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활용해 인핸스트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프콤은 또 이 대역을 라이선스가 없이 누구나 활용하도록 개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기존 와이파이보다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 효과가 있다. 특정한 주파수 변환 장치가 필요하다. 미국 슈퍼 와이파이는 700㎒ 대역을 쓴다.
오프콤은 이미 기술 표준 논의를 시작했다.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반도체 기업들도 관련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동통신회사들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의 폭발적인 사용으로 인한 주파수 부족 현상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핸스트 와이파이는 단순히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이용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파가 멀리까지 갈 뿐만 아니라 빌딩과 나무, 악천후를 통과할 수 있다. 사물기기통신(M2M), 스마트그리드, 재난통신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업계는 기대했다.
오프콤은 활용 대역을 확정하기 위해 각 지역 유휴대역을 조사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초까지 완료한 다음 라디오 주파수와 신호강도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시범서비스를 내년 말 시작한다. 에드 리처드 오프콤 국장은 “유럽 내에서 최초로 유휴대역을 사용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간섭 현상이나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최적의 대역을 찾겠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인핸스트 와이파이(enhanced WiFi):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10년 승인한 새 무선 광대역 표준 `슈퍼 와이파이(super Wi-Fi)`와 유사한 영국 기술 표준. 기존 와이파이가 2.4㎓의 높은 주파수를 이용해 적용범위가 한정됐지만 이 기술은 700㎒ 이하의 비교적 낮은 주파수를 이용한다. 슈퍼 와이파이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투과율은 9배, 통신이 가능한 면적은 16배, 속도는 100Mbps에 달해 높은 효율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