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준 1인당 부가가치 8600만원. 젊은 계층의 취업 기피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증가하는 반면에 기술·기능직 인력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하다. 제조업의 근간인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현주소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초 공정산업이다.
뿌리산업은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완성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 요소지만 구성하는 기업은 영세하다. 중소기업이 99.9%에 이르는 반면에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 자동차나 일반기계·전기장비 등 다른 산업군에는 15∼23곳이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견기업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뿌리산업을 구성하는 기업이 영세하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 역량이 부족함은 물론이고 혁신 역량이나 마케팅 능력이 취약하고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 부가가치나 기술력, 영업이익률도 다른 산업이나 선진국보다 낮다. 그나마 금형과 용접은 선진국에 근접한 수준에 올랐지만 주조·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네 개 업종은 열세다.
사형주조용 자동조형라인과 이종부품 조립용 금형, 복합사출 전용 금형, 고온고압용 내열압력용기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기술 수준은 세계 14위에 머물러 있다. 선진국보다 기술 수준이 낮다 보니 수요 산업이 뿌리기술 관련 소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3일 2017년까지 세계 6위 뿌리산업 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에 첨단산업과 동반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뿌리산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R&D 지원 체계와 공정 혁신, 경영·근무환경, 인력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한다.
지식경제부·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 등 주요 부처와 해당 산업 연구조합, 연구계, 학계가 참여하는 뿌리산업발전위원회도 구성됐다. 뿌리산업이 강해야 제조업 경쟁력도 올라간다. 뿌리산업발전위원회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중심이 돼 뿌리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