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패드 전용 신문 `더 데일리` 폐간…"플랫폼이 왕도가 아냐"

세계 최초 스마트패드 전용 신문 `더 데일리(The daily)`가 폐간했다.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새로운 미디어 실험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매체였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왼쪽)이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에서 더 데일리 창간 기념식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왼쪽)이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에서 더 데일리 창간 기념식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뉴스코프는 4일 “창간 이후 실험적인 시도를 해오며 혁신을 이끌었던 더 데일리가 오는 15일 최종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2월 창간 당시 더 데일리는 뉴미디어계의 총아였다. 종이신문의 종말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루퍼트 머독의 `실험`이 과연 성공할지 업계 관심도 집중됐다. 출발은 화려했다. 고액 연봉을 받고 스카웃된 언론인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가입자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1주일에 99센트, 1년에 40달러인 유료 회원이 10만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초기에 세운 목표인 200만명 회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결국 100명이 넘는 직원과 출간 이후 쌓인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2년이 채 되지 않아 폐간에 이르렀다.

더 데일리의 패인은 독자층을 미리 한정지은 점이다. 스마트패드를 가진 사람으로 제한한데다 초기에는 그마저도 아이패드를 가진 사람 밖에 볼 수 없었다. 결국 플랫폼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독자라는 개념도 애매해 허핑턴포스트처럼 골수 독자들도 끌어모으지 못했다.

AP통신은 “뉴스나 논설, 그래픽 등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것들과 전혀 차별화가 안됐다”며 “구독자만을 위한 신문을 만들다보니 이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비구독자를 위한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료 회원이 이탈해도 이를 메울 방도가 없었다.

조슈아 밴튼 하버드대 저널리즘 박사는 “읽기 쉬운 기사 위주였기 때문에 가독률이 떨어졌으며 더 데일리만의 독특한 브랜드가 약했다”고 평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