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는 실력을 검증받은 `뉴 리더` 중용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에서 역할을 확대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최고 실적을 구가중인 삼성전자 모바일과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각각 사장 승진자가 나오는 등 성과위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재계는 이재용 사장 부회장 승진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발령과 윤주화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의 제일모직 패션부문장 이동 등 `모든 계열사의 삼성전자화`도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실력+미래형 리더 중용= 올해 인사에서는 그동안 자리에서 최고 성과를 내왔던 인사들이 약진했다.
KT 임원 출신으로 2009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으로 부임한 홍원표 부사장은 이번에 미디어솔루션센터장 사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돈주 부사장도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을 맡는다. 삼성코닝정밀소재 박원규 부사장과 삼성중공업 박대영 부사장은 회사 내부에서 승진한 사례다.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사업부를 신설해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장 사장에게 사업을 맡긴 것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종합기술원 김기남 원장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발령도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상훈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의 삼성전자 DMC 경영지원실장 발령, 김종중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의 그룹 미래전략실 발령도 그룹과 삼성전자의 연계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요 승진자는=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국내 보험시장 선도와 함께 글로벌 초일류 보험사 도약이라는 임무를 맡게 됐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은 해외 영업 전문가로 삼성 스마트폰의 `글로벌 1위` 주도권 유지를 주도한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사장)은 모바일 상품전략의 노하우를 확대해 모바일기기 콘텐츠와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주 미션이다.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대표이사는 기판유리 사업 고도화와 신산업 추진을 가속화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회사 체질개선과 사업구조 혁신이 주요 임무다.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이사는 삼성미래전략실에서 삼성 그룹 브랜드와 광고 전략을 맡아왔다. 사장승진과 함께 제일기획 대표로 자리를 옮겨 제일기획의 글로벌 광고회사 도약을 노린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도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 그룹 사장 처음으로 사장급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됐다.
◇후속 임원진 인사·조직 정비는= 이날 그룹 사장단인사에 이어 삼성 계열사와 부사장급 이하 인사가 뒤를 잇는다. 삼성전자를 포함 계열사 전체 7일자로 인사가 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올해 사상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많은 임원 승진 인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회사 영업이익의 70%를 책임지는 IM부문에서 특히 기대치가 높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승진 이외에 주요 사장단의 변화폭은 크지 않았다. 조직이 세팅됐고 최고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대규모 임원진 변동 요인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과 젊은 우수인재 등용을 강조해왔던 만큼 얼마나 많은 여성 임원진이 배출될 지도 관심이다. 애초 예상에 비해 사장단 변화가 적었던 금융부문의 임원진 변화폭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