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고화소 카메라모듈이 핵심 부품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가운데 토종 업체들이 광학 소재 국산화에 잇따라 성공했다. 렌즈·필터 등 광학 소재는 과거 일본 기업들만의 전유물이었지만, 국산화 노력과 스마트폰 시장 활황을 계기로 최근 시장 구도가 바뀌었다. 국내 광학소재 업체들은 휴대폰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 내년에는 자동차·피코 프로젝터 등 새로운 영역 진출도 모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올해 카메라모듈 생산 총량 중 800만 화소 이상급 비중은 15%로 조사됐다. 내년에는 16.5%에 이를 전망이다. 고화소 카메라모듈 시장은 이미 수조원에 육박한다. 내년 삼성전자·LG전자의 800만 화소 이상급 카메라모듈 구매 금액만 3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최근 렌즈·필터 등 광학 소재 국산화가 활발하다. 옵트론텍·나노스는 최근 고화소 카메라모듈용 블루필터를 국산화했다. 화소가 높아질수록 이미지센서 픽셀 크기가 작고, 빛 흡수량이 많다. 이때 광학적인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보완하는 소재가 블루필터다.
블루필터는 기존 적외선차단(IR) 필터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소재다. 아사히글라스 등 해외 기업들이 독점 생산했지만, 지금은 옵트론텍과 나노스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카메라 렌즈 시장에서도 산요옵티컬을 밀어내고 디지털옵틱·세코닉스 등 국내 업체가 성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고화소 카메라 렌즈는 여러 장의 렌즈를 압축·접착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국내 기업들은 근래 세계 시장에서 렌즈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옵틱과 세코닉스는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800만 화소용 렌즈를 공급한다. 디지털옵틱은 1300만 화소용 렌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용화를 앞뒀다. 최근에는 자동차 전장용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대기아차가 출시한 소나타·그랜저·제네시스·에쿠스·K9 등에 디지털옵틱 렌즈가 장착됐다.
세코닉스도 자동차 후방 카메라용 렌즈, 피코 프로젝터 사업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자동차 및 피코 프로젝트 매출은 올해 이 회사 매출 비중의 절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센서(CIS)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등 핵심 소재도 이미 국산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다음으로 높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 바로 카메라모듈”이라며 “카메라모듈 핵심 부품소재 국산화는 우리나라 제조업 기술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필터 시장규모 추이 (단위 : 백만개)
*자료 : 옵트론텍
이형수기자·윤희석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