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나 행동을 한 번 한 후 다시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 쿨타임이 끝나면 어떤 행동이나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강력한 스킬을 사용한 후 같은 기술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쿨타임`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짧으면 10∼20초고 길면 한 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강한 기술만 제한 없이 연속 사용하면 게임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에 쿨타임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쿨타임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강한 열로 제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잠시 사용을 중단하고 식히는 시간을 뜻하는 `쿨다운 타임` 혹은 `쿨링 타임`이 변형된 표현이다. 격렬한 운동 후 숨을 고르며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도 `쿨다운`이라 부른다.
쿨타임은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특유의 쿨한 어감으로 사랑을 받는다. 보스 몬스터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강력한 공격을 재개할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게이머의 절박한 심정을 반영한다.
쿨타임이 끝나면 게이머는 다시 한 번 힘을 집중해 맹공격을 퍼붓는다. 여기에서 어떤 시기를 맞아 본격적인 행동이나 노력에 나설 때 `쿨타임 됐다, ∼하자`라고 하는 용법이 생겼다.
공부를 게을리하던 수험생이 수능 100일 전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음을 깨닫고 `쿨타임 됐다, 공부하자`고 외친다. 방학이 되면 초등학생이 `쿨타임 됐다, 메이플스토리 하자`며 PC방에 몰려든다.
쿨타임이 게임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때 나온 까닭에 주로 어떤 사람이나 대상을 집중 비난하거나 공격할 때 많이 쓰인다. `쿨타임 됐다, ○○○ 까자!`는 거의 인터넷 관용어로 자리잡았다.
지지율 1%가 안 되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떨어뜨리러 왔다!`고 당당히 밝혀 주목받았다. 토론장에 들어서는 이 후보의 각오는 `쿨타임 됐다, 박근혜 까자!`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토론을 보고 분개한 보수층이 방송 종료 후 `쿨타임 됐다, 이정희 까자!`며 덤비는 바람에 박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기도 했다.
*생활 속 한마디
A:한 기자, 오후 세 시인데 마감 하나도 안 하나?
B:쿨타임 됐다, 마감하자!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