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 미래 특허전략, 특허풀에서 배운다

다국적기업이 만든 국제 `특허 풀(Pool)`이 우리 기업에 위협 요소로 떠올랐지만 정확한 실태와 대응전략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자·IT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수출 장애요소로 떠오른 특허 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오는 11일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공격적 특허 풀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KEA 특허지원센터에 따르면 IT분야 국제 특허 풀은 공개된 것만 1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호기 특허지원센터장은 “특허 풀은 최근 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특히 무선전력 전송 등 유망기술·품목 분야에서 급증해 우리 기업을 향한 특허 공세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IP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 국제 특허 풀은 동영상·음악관련 기술인 MPEG·DMB·DVD 등 국내 IT업체에서 생산해 수출에 주력하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셋톱박스, 내비게이션, DMB, MP4플레이어, CCTV 영상저장복원장비 등을 제조하는 중소 IT 기업이 500여개가 넘어 국제 특허 풀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MPEG-LA` `비아 라이선싱` `DVD 4C 라이선싱` `시스벨` 등 주요 라이선스 대행기관에서 운영하는 50여개 특허 풀을 조사 분석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특허 풀에 등록된 특허 정보, 라이선싱 현황(구조·가격), 관련 표준기술 정보를 파악해 국내 기업이 특허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로열티 협상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특허지원센터에서는 독자적인 특허풀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IT 분야에서 우리 기업에 공격적인 53개 특허풀과 보유 특허 4만4000여건을 분석하고 있다. 무선전력전송분야 등 9개 특허풀 현황과 영향을 분석해 이달까지 대책을 마련한다. 국제표준안 개발단계에서 우리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특허가 표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제표준안 특허성 검토 등 전략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임 센터장은 “내년부터는 표준특허 창출을 위한 표준 전문가와 특허전문가의 공동 프로젝트 지원으로 주요 특허 풀에 우리 기업 특허가 다수 포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허 풀(Patent Pool)=다수의 특허권 소유자들이 특허권에 대해 배타적 권리 행사를 유보하고 라이선싱 대행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관리하도록 위탁해 만든 특허권 집합체. 제품 생산에 있어 다수의 특허권자가 있을 경우 일괄 라이선싱을 통해 생산자의 불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 특허권자는 정당한 수익을 분배 받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특허권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서 막대한 보상과 로열티를 요구해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