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에서 맥 PC 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본국 회귀)` 열풍에 가세했지만 큰 숫자의 고용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에 제조를 맡긴 아웃소싱 규모가 워낙 큰데다 부품·소재 등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9일 블룸버그·비즈니스인사이더·씨넷 등 외신은 애플의 미국 내 맥 PC 생산라인 투자 계획이 고용 창출 효과가 극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댄 루리아 미시건 제조기술센터 노동경제전문가와 마이클 하슬러 텍사스대학 이사 등 전문가 말을 인용해 “애플의 이번 투자 계획은 200명 수준 효과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미국 내 공장 설립에 1억 달러(약 1082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한해 애플이 제조시스템에 투자한 금액이 약 95억 달러(약 10조원)임을 감안한다면 미미한 숫자다.
애플의 이번 결정에 외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의 이번 결정은 정부 정책에 부응하면서 `미국산`이라는 홍보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세금 감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이득을 충분히 계산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애플의 움직임이 다른 기업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다.
대만 폭스콘이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짓기로 한 데 이어 HP, 레노버 등도 가시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HP는 폭스콘과 함께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생산라인에 약 1300명을 고용, 연산 290만대의 미국 내수용 PC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는 내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 휘트셋에서 약 100명의 인력을 고용해 10만대의 노트북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조립 시설을 미국으로 옮긴 캐터필라, GE 등에 이어 구글도 이른 시일내 미국 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표] 최근 IT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발표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