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SW 명가③]티맥스소프트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4명의 인력으로 출발하면서도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당시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 대부분이 문서, 회계 등 응용프로그램에 집중할 때 시스템 SW,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대한민국 SW 명가③]티맥스소프트

[대한민국 SW 명가③]티맥스소프트
[대한민국 SW 명가③]티맥스소프트

이즈음 국산 SW, 특히 시스템 SW 분야는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게다가 국산 SW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IBM·오라클 등 이름만으로 익숙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브랜드 로열티가 워낙 높은데다 국산 SW라면 무조건 안 된다는 편견까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티맥스소프트는 회사 설립 이듬해 국제 표준을 모두 수용한 국산 `TP-모니터`를 출시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TP-모니터는 프로그램 사이에서 데이터 소통량을 조절하는 미들웨어 일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내놓는 것이었다.

TP-모니터의 성공을 기반으로 티맥스는 2000년 WAS 제품 `제우스(JEUS)` 출시하며 2003년 IBM·오라클 등 쟁쟁한 외국계 대형 SW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2006년에는 국내 SW 업체 최초로 500억원 고지를 돌파했고, 2008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명실 공히 최고 SW기업으로 성장했다.

◇위기의 순간

하지만 과감히 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에 위기가 찾아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것이다.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된 티맥스소프트는 2010년 7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티맥스소프트의 도전이 끝이 났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국내 SW 업체의 한계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 극복을 다짐했다. 50여개가 넘는 기존 제품 라인 중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미들웨어와 DBMS 등 10여개 핵심 제품만 남기고 다시 체력을 강화하는데 목표를 뒀다.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즉각적이었다. 대표 미들웨어 상품인 `제우스`가 2011년 시장점유율 39%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워크아웃 이후 9분기 연속 흑자 달성을 이뤄냈다.

비즈니스 전반에 변화를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BPI(Business Process Innovation)를 통해 전 영업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명품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CS3(Customer Surprise Service System)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내부역량강화와 고객가치 제고를 추진했다.

티맥스소프트는 환골탈태했다. 2년 만인 지난 8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긴 조기 졸업이다.

회사는 이를 기념해 지난 9월 대규모 고객 행사인 `티맥스데이 2012`를 개최하며 제 2의 도약을 천명했다. 고객 행사는 3년 만에 여는 것이었다.

티맥스소프트는 올 상반기 매출 275억원, 영업이익 95억원, 당기순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7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우수 인재가 원동력

티맥스소프트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준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을 강화했다. 맞춤형 사원 복지정책 수립, 성과와 연동된 목표관리제도 정립 등 직원들의 사기 증진과 업무 효율 강화에 눈높이를 맞췄다.

티맥스소프트가 워크아웃 졸업 후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에 집중한 것은 위기극복의 근간에 내제화된 시스템 SW 기술력, 즉 인재가 있어 가능하다는 점을 절감해서다.

윤경구 연구소장은 “SW는 예술의 영역”이라며 “예술이나 기술이나 결국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무궁무진한 자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초창기부터 사람, 특히 연구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연구원들은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된 개인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회사는 사내에 전문 안마사를 배치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하지만 이런 외적인 환경보다 더 연구원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바로 티맥스의 자유로운 도전정신이다. 티맥스소프트에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연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자율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시스템 SW에 도전했던 창업 당시의 벤처정신이 이어지길 기대해서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SW 업계 최초로 가트너 매직쿼더런트에 6년 연속 등재 되는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SW명가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하길 바라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