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여론조사 결과에 각당은 물론이고 유권자들이 일희일비한다. 박근혜 후보가 우세한 듯 보이던 지지율 추세는 최근 문재인 후보가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박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번번이 결과 예측에 실패하면서 항상 많은 의문이나 비판이 나온다. 여론조사 문제점으로 곧잘 거론되는 것은 조사 결과를 과연 믿을 수 있는지와 과연 진정한 여론을 포착했는지다.
여론조사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표본추출(샘플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여론조사는 모집단 속에서 실제로 조사할 적정 인원(샘플)을 일정한 기준·절차에 따라 선정하는 표본추출 과정을 거친다. 표본의 좋고 나쁨에 따라 표본집단 의견 분포에서 모집단의 그것을 추정할 때 정밀도가 크게 달라진다. 정교하고 치밀한 표본추출이 필요한 이유다.
침묵하는 여론도 고려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으로 지배적 여론과 자신의 의견이 일치하면 의견을 적극 표현하고 일치하지 않으면 침묵을 지키는 성향이 있다. 매스미디어로 특정 견해가 사회적 세력을 얻으면 그 견해의 실질적 분포가 뒷받침되지 않아도 개인은 다수 견해에 동조하고 소수 의견일 때 침묵한다. 매스미디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침묵의 나선형 이론`이다. 개인 의견 표명과 매스미디어 효과는 나선형으로 누적, 확대되어 최종적으로는 매스미디어에서 우세한 견해가 여론이 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가 모집단 결과에 최대한 합치하려면 다면적 데이터 집중 축적과 분석이 필요하다. 길어야 이틀 동안 전화로 조사해서 다음 날 발표하는 우리나라 대선 여론조사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지금처럼 박빙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13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확보하기 위해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사활을 건 여론전 승부 내기에 나섰다. 번번이 실패한 대선 여론조사가 이번에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상희 대선팀 차장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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