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글로벌 IT기업 `세금회피` 논란에 전국이 시끌

영국에서 다국적 기업 세금회피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구글,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세금회피 논란에 휩싸였는가하면, 트위터 영국법인은 결산자료 제출을 3개월 가까이 지연한 것이 발각됐다. 납세 감시 시민단체들이 해당 기업을 방문해 연좌 농성을 벌이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11일 텔레그라프 등 영국 외신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에 이어 MS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유럽 본사를 이전해 영국에서 17억파운드(약 2조9400억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텔레그라프는 “스타벅스와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MS 측은 “우리는 내야할 모든 세금을 냈다”며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을 적용받았을 뿐”이라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법인세율은 24%로 아일랜드(12.5%)의 약 2배다.

트위터 영국법인은 결산자료 제출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고의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기업등기소에 따르면 트위터는 법인세 과세 자료인 2011-2012 회계연도 결산자료를 마감 기한이 3개월이나 지났으나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트위터는 지연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다국적 기업의 세금회피 파문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세금 감시 단체들은 아예 실력 행사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UK 언컷(Uncut)`은 1000여명의 시위대와 함께 45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정부가 세금 회피를 제대로 감시하고 공공서비스 감축 정책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스타벅스 매장을 탁아소나 학대 피해 여성·아동의 보호 시설로 바꾸는 항의시위를 계획했다. UK 언컷의 대변인 안나 워커는 “스타벅스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정부는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에 제동을 걸지 못했고 공공서비스는 해체됐다”고 지적해 이후 다른 기업 대상으로도 시위가 확산될 조짐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