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34>전문성은 영원한 미완성이다

전문성은 말 그대로 전문 분야에 깊이 파고들어서 생긴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안목을 총칭한다. 전문성은 `넓이`보다 `깊이`와 관련해 논의된다. 전문성에서 깊이를 제거한다면 전문가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격이 될 수 있다. 전문가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더불어 전체와 자신이 지금 전공하는 전문 분야 간 구조적 관계성, 인접 유관 분야와의 다양한 접목 가능성을 부단히 탐구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야 그것밖에 모르는 절름발이 전문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문 분야로 세분화되기 이전 전체 분야의 본질과 정체에 정확한 이해가 전제된 상태에서 전공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파고들기 전에 파고들 주체의 존재 이유와 본질적 속성에 대한 남다른 이해는 남과 다른 관점으로 자신의 전공 분야를 바라보는 안목과 식견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전문성의 뿌리는 아래로 뻗어 나가지만, 전문성의 줄기와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채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 튼실한 뿌리에서 튼튼한 줄기가 나오고 튼튼한 줄기에서 건강한 가지가 나오듯이, 깊이 있는 전문성의 뿌리에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줄기와 가지가 자랄 수 있다.

중심이 확실해야 중심에서 분지할 수 있으며, 분지할 수 있어야 다양한 분야와 색다른 접목을 시도할 수 있다. 이처럼 전문성은 아래로 깊이 파고드는 노력일 뿐만 아니라 인접 유관 분야와의 다양한 접목과 융합으로 이전의 전문성과 차원이 다른 색다른 전문성을 부단히 만들어 가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여정이다. 전문성은 영원한 미완성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말은 이제 전문성을 부단히 축적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라는 말이다.

전문가의 전문성은 일정한 노력 끝에 도달하는 정점이나 목적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갈고닦으면서 탐구해 나가는 영원한 미완성의 여정이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이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순간 영원히 전문가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자만과 교만의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다. 전문성은 완성과 성취의 대상이 아니라 반성과 숙성을 반복하는 가운데 언제나 새롭게 태어나는 미완성 교향곡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