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시장에도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었다. 공생발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법 개정이 이뤄졌다. 클라우드컴퓨팅 시대를 맞아 서버 시장에도 소리 없는 지각변동이 찾아왔다. 개인정보를 빼 가려는 해커들과 정부 당국 간의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 최대 이슈는 단연 SW산업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다.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전략의 핵심이기도 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공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전면 제한됐다. 이로 인해 상당수 IT서비스 기업들은 공공조직에 대한 정비에 나섰다. 중견·중소 시스템통합(SI)과 SW업체에는 큰 기회가 열렸지만 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 시행 등 품질확보를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 빅데이터 처리 SW 하둡과 분석엔진 `R` 등 빅데이터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국내 업체들이 연합해 빅데이터 브랜드인 `싸이밸류`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그 관심에 비해 아직 수요로 연결되는 사례는 미미한 상태다. 이 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서버 2002, 윈도8을 출시한 것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x86서버가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에서 유닉스서버를 앞지른 것이 올해 국내 하드웨어(HW) 분야의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이미 x86서버가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유닉스서버 시장이 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으로 철옹성 같던 유닉스서버 시장이 마침내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분기별 특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x86서버는 올 3분기까지 매출 면에서 유닉스서버를 앞지르면서 `대세` 이미지를 굳혔다.
빅데이터가 이슈화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테라데이타 등 업체들이 앞 다퉈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를 내놨다. 특히 SAP HANA를 탑재한 인모메리 컴퓨팅 기반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가 삼성그룹 등 본격적으로 대형 고객을 확보해 주목을 받았다.
날로 고조되는 해킹 위협으로 보안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어느 해 보다 개인정보를 유출하기 위한 해킹 사고가 많았다. 모바일에서는 악성 앱 유포가 기승을 부렸다.
개인정보유출 사고도 잇따랐다. 올 4월 해킹에 의해 교육방송(EBS) 회원 400만명의 아이디,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7월에는 KT 가입자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커들의 공격에 의해 뚫렸다. 한글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악용해 특정대상을 목표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금요일 저녁 등 주말에 웹하드 및 홈페이지를 통해 대량으로 악성코드가 뿌려졌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정치의 해를 맞아 정치인 정당 홈페이지를 변조하고 스팸성 게시글을 올리는 사례도 생겨났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사 명세서를 사칭한 악성앱 유포에 따른 피해도 발생했다.
김원석·신혜권·안호천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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