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거버넌스 논의가 뜨겁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ICT 거버넌스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두고 산학연은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각자 생각은 다르지만 현재의 분산형 거버넌스의 변화 필요성에는 동의하는 것 같다. 차기 정부가 ICT를 제대로 인식하고 ICT 전담부처를 신설해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복지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ICT 거버넌스 논의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금의 거버넌스 체계를 명확히 진단해야 한다. 먼저 현재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추진 주체가 ICT 융합 시대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종합 조정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ICT가 우리나라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라는 관점에서 ICT 산업 자체뿐만 아니라 전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ICT가 단순히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국가·사회를 혁신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기능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체계인지도 심층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차기 정부의 ICT 거버넌스는 ICT를 기반으로 전 부처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ICT 미래전략과 사회혁신을 주도하는 부처 역할을 해야 한다.
ICT의 역할은 과거와 달리 완전히 변하고 있다. 이른바 제4의 물결인 스마트 혁명이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ICT 부처는 이러한 대흐름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ICT는 다른 기술보다 급변하는 속성이 있고 파급효과도 일상생활과 신산업 창출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ICT 생태계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히 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성장동력 창출은 더욱 어려운 도전이다.
따라서 새로운 ICT 부처는 글로벌 시장을 조망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여야 한다. 또 변화에 능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창조지식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너진 ICT 생태계를 정상으로 복원하면서 누구나 가능성을 실험하는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ICT는 산업 발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마트 일자리 창출, 복지, 범죄 예방 등 국가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사회 혁신을 선도하는 데 ICT가 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래 스마트 사회는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스마트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다. 미래 기술은 우리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새로운 사회혁신 전략에 국민의 창조력과 창의력을 더한다면 우리는 `스마트 기반의 사회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세계에서 앞서가는 ICT 강국의 강점을 잘 활용하면 스마트 기반의 사회혁신으로 경제와 사회문제도 저비용에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ICT 거버넌스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ICT를 기반으로 미래 창조전략을 기획하고 집행할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미래 창조전략은 ICT를 활용해 새로운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발전 패러다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인 ICT 산업을 더 육성하고 다른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산업 발전에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고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ICT 기반의 미래 창조전략을 강구하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