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는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
주의를 받으며 들어간 곳에는 전기 설비들이 가득했다. 육중해 보이는 발전기 4대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들이 나열해 있었다.
안내를 해준 한국IBM 우제석 센터장은 “변전소에서 전기 공급이 끊겨도 자체 발전기로 대체가 가능하다”면서 “건물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남을 정도의 충분한 양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IBM 죽전 재해복구센터. 낯선 이름의 이 센터는 지진이나 홍수로 전산이 멈췄을 때 인프라를 대신 제공하는 곳이다. 중요 데이터 및 핵심 시스템들을 마련해 놓고 위기 발생 시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처하는 개념이다. 장비와 장소 등은 모두 IBM이 제공하고 일정 금액을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한다.
재해와 같은 극한 상황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센터는 특별하게 지어졌다. 진도 7.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했고, 전력 수급도 수지와 죽전 변전소 두 곳으로 나눴다. 통신 역시 둘로 나눴으며 경사로에 건물을 지어 우수 및 침수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우 센터장은 “통신, 전원, 보안 등 대부분을 이중화해 안전성을 강조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해복구 서비스는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기업이나 관공서 등의 업무가 갈수록 IT 기반으로 의존도를 높여가면서 중요한 이슈가 됐다. 이는 곧 IT 업체들에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져 한국IBM만 해도 죽전 외 서초·송도 등 국내 5개 데이터 센터에서 재해복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M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금융 등 60여개다.
한국IBM 측은 “자연 재해는 IT 재해로 이어지며 이는 곧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해복구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회사 역량을 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하는 서비스의 정도에 따라 비용은 달리 산정되지만 현재 IBM 이용 고객 중 가장 규모 있는 경우 매월 수억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곧 또 다른 기업과 재해복구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