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도 삼성전자 독주체제가 두드러졌다. 삼성과 LG의 올해 행보는 소니와 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업체 추락과 비교되며 `디지털 코리아`의 위상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에 달하는 경영실적이 예상된다. 주가도 연말로 갈수록 뚜렷한 강세다. 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150만원대의 주가를 형성했다.
삼성전자 실적 호전의 가장 큰 효자는 `갤럭시`다. 가전, 반도체 등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가 급성장하면서 회사 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전체에서는 노키아를,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을 제쳤고 점점 그 격차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 TV는 올해까지 7년 연속 글로벌 1위가 확실시 된다.
LG전자는 올해 절반의 성공이다. TV와 가전사업이 안정적인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완전한 회복세는 확인시켜주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 출시한 `옵티머스G`가 기술적 평가에서는 국내외 시장의 호평을 얻어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대형화, 프리미엄 가전 등에서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펼쳤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전자산업의 강력한 투톱을 형성하려면 새해 스마트폰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전자산업의 글로벌 위상은 높아졌다지만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전자산업 전반에서 눈에 띄는 중견·중소업체가 많지 않다. 삼성·LG의 뒤를 이어 허리 역할을 할 튼튼한 제조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는 올해도 해결점을 찾지 못한 셈이다.
수년간 알짜기업으로 통해온 코웨이는 웅진그룹의 내부 문제로 인수합병(M&A)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수년간 끌어온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새주인 찾기`는 동부 인수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새해초 최종 인수협상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가에서도 이슈가 적지 않았다. 하이마트는 여러 기업간 인수전 끝에 `롯데하이마트`가 됐다. 주주간 경영권 분쟁에다 경영진 고소·고발사태까지 벌어진 하이마트의 새 주인은 전통적 유통시장 강자인 롯데였다. 전자랜드도 SK로의 경영권 변경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M&A는 올해 유통가를 뜨겁게 달궜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올해 온라인 유통(홈쇼핑의 온라인 매출 포함) 규모는 대형마트 판매액을 사상 처음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의 빠른 확산 속에 주요 유통사들이 대거 모바일 쇼핑을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는 모바일 쇼핑의 사실상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1번가가 누적 거래액 2000억원을 지난달 넘겼다. 하루 평균 모바일 거래액만도 10억원을 넘어섰다. G마켓, 옥션 등도 모바일 거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