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처럼 누구나 즐기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아니지만, 20~40대 `젊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린 앱이 있다. 록앤올의 자칭 `국민내비` 김기사다. 벌집 모양의 편리한 유저인터페이스(UI)와 정확하고 빠른 길안내 성능으로 올해 초 70만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12월 현재 370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록앤올은 대한민국인터넷 대상 국무총리상·국토부장관상·무선인터넷산업협회 무선인터넷기업인상 등 연말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이사람]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12/19/369135_20121219214400_297_0001.jpg)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는 “김기사 고객의 자발적 참여 덕분”이라고 말했다. 직원 30명이 채 안되는 작은 벤처기업답게 고객과의 소통은 매우 민첩하다. 김기사 사용자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런 점이 좋았다” 격려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는 건의가 올라온다. 답변은 거의 실시간으로 달린다.
국내 위치기반 솔루션 분야의 원조 기업 격인 포인트아이에서 쌓은 경력에다 적극적인 이용자 덕분에 김기사의 성능은 대기업이 내놓은 통신 내비게이션을 앞지른다. 박 대표는 “한 통신사의 내비게이션과 비교해 3배 빠른 경로 재탐색을 구현한다”며 “이미 바이크 동호회에는 널리 알려진 `오토바이 길안내 서비스`, 세계최초 블랙박스 기능 탑재 등은 적극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착안했다”고 말했다. 월 1회 이상 서비스 사용자수 100만명, 월 길안내 건수 3000만건 등 높은 사용빈도는 다시 활발한 고객 참여를 낳는다. 고객의 수요를 판단해 대선을 앞둔 지난 16일 `투표소 찾기` 기능을 반짝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내년 내놓을 새로운 버전 개발에 한창이다. 내비게이션을 넘어 운전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을 예정이다. `모바일 실시간 내비게이션 및 교통정보 커뮤니티`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무료 정책은 계속 고수한다. “카카오톡을 보면, 충성 가입자가 충분히 확보되면 수익은 따라오더라고요.” 박 대표는 올해 1월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와 함께 김기사를 전면 무료화한 대신 광고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인트로와 벌집 화면에 녹인 광고, 주행 중 음성 멘트 광고 등으로 구성되는 `김기사 스폰서`는 주행에 전혀 방해를 주지 않고 광고주의 정보를 준다.
박 대표는 “이동통신사 내비게이션의 경우 자사 가입자가 아니거나 낮은 요금제를 쓸 경우 유료로 내비게이션을 제공하지만 김기사는 모든 스마트폰 이용자가 무료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이 처음 시작할 때 깔끔한 기능과 함께 `무료`라는 장점으로 소비자를 파고든 전례를 비춰보면, 김기사가 맞을 내년이 기대할 만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