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8대 대선 투표 개표 집계에도 투표지 분류기가 위력을 발휘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252개 개표소에 1700여대 투표지 분류기를 배치, 개표를 진행했다.
투표지 분류기가 후보별로 투표용지를 분류하면 개표소의 심사·집계부에서는 육안으로 이를 다시 확인한 후 계수기를 이용해 집계한다. 분류기는 분당 300장가량으로 1시간에 1만8000장을 처리할 수 있다.
집계 결과는 별도로 설치된 기록 보고석에서 투표지 분류기나 제어용 컴퓨터와 연결되지 않은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된다. 입력된 정보는 보안성이 높은 선관위 전용망으로 중앙선관위로 보내진다. 이후 개표 현황 전송시스템을 통해 방송사 등 언론사에 전송된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는 통신망으로 연결돼 있지 않아 물리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며 분류기가 분류한 결과를 바로 온라인으로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이 아니라 두 차례 수작업으로 꼼꼼히 확인하므로 분류기는 수작업의 보조기계로 사용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올해 초 디도스(DDoS) 공격을 받은 이후 보안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대적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했으며 투·개표 과정에서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네트워크 용량을 초당 1기가바이트(GB)에서 10GB까지 늘렸으며 하드웨어 용량도 증설했다. 지능형 타깃 지속 공격(APT)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선관위는 또 지난 4월 총선 서울 강남을 선거구 개표 과정에서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이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되자 이번 대선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 전자칩을 내장한 플라스틱 투표함을 도입했다. NFC는 근접한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선관위는 전국 1만3542개 투표소의 투표함마다 고유번호가 내장된 전자칩을 부착했다. 때문에 투표함 바꿔치기가 원천 불가능해졌다. 또 스마트폰으로 고유 식별 번호까지 확인할 수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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