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을 비롯한 산업·기술계 전문가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ICT 성장·발전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동시에 그동안 침체된 산업 전반 경기를 되살리고 생태계 참여자가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 마련에 상당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전직 관료와 학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이력은 물론 통신방송·IT서비스·소프트웨어(SW)·과학기술·벤처 등 분야가 상이함에도 이들은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당선자가 우리나라 산업·기술 발전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우선 지난 5년간 소홀했던 ICT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재개해야 한다는 강력한 바람을 나타냈다.
전직 관료 출신 한 전문가는 “당선인이 후보일 때 공약한 정보기술·미디어 통합 부처 신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ICT 통합 거버넌스가 확립돼야만 건전한 ICT 생태계를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ICT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산업 연계 성장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 경쟁력 제고 핵심툴로서 과학기술분야 우대 및 투자확대 의견도 많았다.
한 대학교수는 “과학기술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몇 안되는 항목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추락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과학기술 전담부처를 신설해 장기적 과학기술 성장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및 이공계 인력 양성을 본격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인의 과학기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관심 등 리더십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랐다. 당선자가 내놓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의지를 갖고 실천하라는 목소리다.
혁신적인 중소기업·벤처 생태계를 복원해야만 국가 경제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 벤처기업 CEO는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벤처·중소기업 생태계 복원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방송 전문가는 “당선인의 기술 컨버전스에 대한 강력한 리더십이 전제돼야 산업 간 융합, 기술간 연계를 통한 창의산업 선도라는 실질적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국가 성장동력에 대한 마스터플랜 요구도 쏟아졌다.
당선인이 조직과 예산이 담보된 실행 계획으로 국가 성장동력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침체된 우리 산업 흐름에 일대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유행과 트렌드에 따라가는 건 철저하게 지양해야 한다”며 “산업별 경쟁력을 점검하고, 국가 성장동력 마스터플랜을 짜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과 전략 등 분야별 로드맵을 도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국부를 창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하겠다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아니라 시장 경쟁 등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희망했다.
SW와 벤처 진영은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과 상호협력이 이뤄지고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정책을 수립, 시행해 주길 기대했다.
SW와 벤처가 국가 경쟁력 제고와 경제 성장에 일조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배가시키기 위해 정부차원에서의 법적·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주기 바란다는 게 핵심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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