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선거에서 지금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투표율이 반등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투표독려 분위기와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이 투표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대 대선 최종 투표율이 75.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국 투표소에서 오전 6시에 시작, 오후 6시까지 3072만2912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총 선거인수는 4050만7842명이다. 이는 지난 17대 대선 투표율 6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날 오전 7시 2.8%로 시작한 대선 투표율은 정오께 34.9%를 기록했다. 오후 2시에 선거인 수 가운데 절반이 투표를 마쳐 52.6%의 투표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광주광역시가 80.4%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17대 대선에 비해 무려 17.3%포인트(P)올랐다. 대구광역시(79.7%)와 경북(78.2%)이 투표율 상위권에 올랐으며 강원(73.8%)·제주(73.3%)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 후보의 텃밭인 대구 투표율은 17대 대선에 비해 12.9%P 올랐다. 17대 가장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충남(72.9%)이며 서울은 75.2% 투표율을 보였다.
이 같은 투표율 반등은 그동안 하락세가 멈추고 다시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통령직선제가 부활한 후 대선 투표율은 1987년 13대 때 89.2%를 기록해 가장 높았지만 1992년 14대 81.9%,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앞서 선관위의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적극적 투표 의향층이 79.9%로 조사됐다. 재외국민투표 투표율이 71.2%인데다 부재자투표 대상자가 108만여명으로 대선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은 것도 투표율 상승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후보 간의 양자대결로 구도가 짜이면서 양측 지지층이 확고하게 결집돼 투표의지가 높았다고 판단했다. 판도가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초접전 상황에서 유권자가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투표장으로 발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젊은층이 얼마나 투표를 하는지에 따라 투표율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2030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투표독려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도 투표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인데도 불가피하게 휴무하지 못한 일부 기업체가 출근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의 노력도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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