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에너지 이슈, 신정부의 도전과제 돼야

세계 주요 국가들의 대선의 해 끝자락에서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에너지 다소비국인 3개국 모두에게 안정적 에너지 공급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지속적 국민경제 발전의 필수요소인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국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요논단]에너지 이슈, 신정부의 도전과제 돼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안보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중장기 에너지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집권 2기에 들어간 미국 오바마 정부와 중국 시진핑 정부, 일본의 아베 정부 모두 자국의 에너지자립도 제고에 에너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에 힘입은 미국은 2020년부터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셰일가스는 물론이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공급 안정화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 중 국내 에너지수요 급증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안보와 에너지절약에 치중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국가 에너지소비 총량규제안을 국무원회의에 올렸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이용가능한 기술의 안전성을 고려해 가면서 최적 전원믹스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원전운영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력수급 안정화는 시급한 과제다. 단기 비상대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중장기적인 해결방안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최근 12년간 전력수요의 GDP탄성치는 1.4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의 1.4배 속도로 전력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속적으로 100달러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고유가 상황에서 아시아시장의 가스가격과 석탄가격 모두 유가에 연동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급뿐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더욱이 에너지정책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 에너지원별 정책간의 균형, 그리고 기후변화협약 대응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20년까지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달성은 물론, 2020년 이후 등장할 새로운 기후변화체제에도 미리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정부의 핵심 에너지정책은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한 안정적 전력공급 등 에너지안보 확보,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통한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 에너지의 탄소집약도 감축, 실질적인 에너지절약 등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이행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도 수립되어야 한다.

전력가격의 적정화 또한 신정부의 과제이다. 실질적인 에너지절약과 전력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적정한 가격을 통해 투자유인이 제공될 때 가능하다. 가스요금을 포함한 에너지가격체계 전반에 대한 세심한 검토와 개선도 필요하다.

에너지 이슈는 긴급한 대응을 요하는 시급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긴 안목의 방향과 전략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정책간 풍선효과가 있어 여러 대안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특징도 갖고 있다. 향후 30년, 아니 50년을 내다보는 새 정부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정책방향 설정을 기대한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kimj@kee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