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광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글로벌 IT기업이 속속 모바일 광고 게재를 중단하고 있다. 작은 화면에 광고까지 넣으면 이용자가 답답함을 느껴 본래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데다 수익적으로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23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넥스트웹, BGR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베이, 페이스북 등 모바일 강화 전략을 펼쳐온 인터넷기업이 모바일 광고를 중단하고 나섰다.
이베이는 내년부터 모바일 광고 사업에서 손을 뗀다. 데빈 바니그 이베이 글로벌마켓플레이스 회장은 최근 올씽스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이베이 앱에 모바일 광고를 넣지 않을 것”이라며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돈을 버는 일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광고는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베이는 올해 초 자체 앱 내에 작은 스크린 광고를 배치해 광고주로부터 모바일 광고를 수주했지만 매출은 미비했다. 그 대신 전자상거래 기능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앱 내에 다양한 쇼핑 카테고리를 만들어 사용자 선택 폭을 넓히고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도 새해 서비스할 예정이었던 모바일 광고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지난달 새 광고 플랫폼을 내놓고 의욕적으로 시범서비스를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효과는 없었다. 페이스북은 이에 “모바일 광고 테스트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테스트 피드백은 긍정적이었지만 다른 종류의 광고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보다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기능을 추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뉴스피드(담벼락)를 활용한 수익창출 플랫폼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모바일 광고시장은 전년 대비 180% 증가한 40억달러 규모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광고 효과 찬반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마케터 측은 “작은 화면 때문에 모바일 광고가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보다도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PC만큼 집중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