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와이파이 보완재 `와이폭스(Wifox)` 기술 주목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남게 되는 화이트스페이스(유휴 주파수 대역) 활용이 각 국의 주요 정책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과 영국이 이 주파수 대역에 `슈퍼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해 무선 광대역 네트워크로 활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여주는 `와이폭스(Wifox)`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전산학과 이인종 교수팀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ACM 코넥스트(CoNEXT) 2012`에서 와이폭스 기술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와이폭스 기술은 슈퍼 와이파이의 전송 속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슈퍼 와이파이는 전송범위가 넓고 투과율이 좋은 대신 기존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다. 반면에 와이폭스 기술은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최대 7배 이상 와이파이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어 슈퍼 와이파이의 `보완재` 역할이 가능하다.

와이파이를 공항이나 음식점처럼 사용자가 밀집한 지역에서 사용하면 트래픽이 몰릴수록 속도가 떨어진다. 이는 단말기와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가 단일 채널을 통해 데이터를 교환하기 때문이다.

와이폭스는 AP에 데이터가 몰릴 때 트래픽 로그를 분석, 트래픽 양을 분산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트래픽을 많이 쓰는 단말기의 접속 속도는 줄이고 신규 접속 단말기에 통로를 할당하는 등 지능적으로 배분 작업을 한다. 한마디로 복잡한 트래픽 도로에 `네트워크 교통 경찰`이 등장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이치다.

와이폭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접속자 수에 비례해 속도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실제 와이파이 시스템 환경에서 실험을 한 결과, 25명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 기존 4배, 45명일때 기존 7배까지 고속화가 실현됐다”고 밝혔다. 또 기존 와이파이 규격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고 장치변경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대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교체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도 성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표준화가 완료될 경우 관련 시장에서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와이파이 전용 스마트패드나 와이파이를 주력망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이 늘면서 와이폭스 기술의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핏 굽타 수석연구원은 “기존 핫스팟에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