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가 밝았다.
새로움이라는 희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세계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활기도 주춤하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환경 요인이 매우 복잡하고 불투명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기 침체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이 내놓은 새해 경기 전망도 비관 일색이다. 일각에선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사상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당장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문은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수출도 이렇다 할 증가세를 기대하기 힘들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 노릇을 해온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기대가 어느 해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인 ICT는 이같은 기대를 인지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출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나라가 불황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ICT가 견인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ICT가 희망을 품은 이유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성장 요인이 많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새해 첨단산업과 ICT 및 융합 산업 기상은 전반적으로 맑고, 일부 구름이 낄 전망이다.
정보통신 분야 이동통신과 스마트폰의 새해 전망은 장밋빛이다. 새해엔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이 주류로 부상한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0%가 넘는 4000만명 이상이 LTE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음성통화까지 인터넷 프로토콜(IP)에 기반한 `올(All) IP`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올 IP`는 이동통신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스마트폰은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남미, 동유럽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2013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2년 대비 42% 증가한 9억7730만대로 예상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맹주인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LG전자의 약진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통신장비와 유선전화(PSTN)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은 스마트 미디어 서비스, 초고화질(UHD) 방송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방송은 대표적 규제 산업으로, 새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미디어 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대감이 남다르다.
정보화의 양대 축인 정보기술(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SW)간 희비는 교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W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스마트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IT서비스는 상호출자제한집단 계열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참여 전면제한으로 인한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 지가 최대 관건이다.
대기업 IT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정부 등 IT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된 만큼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일익을 담당한 전자산업은 새해 시장 주도권을 보다 강화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추종자였던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반열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새해 초고선명 TV등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스마트 가전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반도체 시장 전망은 쾌청함 그 자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축소와 글로벌 기업의 맹추격은 부담 요인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 비중은 새해에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20나노 공정기술을 확보한 반면 글로벌 경쟁사는 미세 공정 기술이 부족하다.
소재부품산업은 포화 상태인 기존 시장에서 탈피해야 하는 건 과제. 시스템 반도체와 대면적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인터넷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자 온라인광고와 교육, 게임,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산업이 성장했듯 새해에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수출 효자 상품인 온라인 게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물론 메시징 기반 모바일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안착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청년의 새로운 진로선택지로 창업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벤처 열풍은 올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2013년의 주인공을 꿈꾸며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 대학도 스타트업 열풍 지속을 위한 체계적 지원을 이어간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데 ICT가 일조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이 2013년을 시작으로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
ICT 혁신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ICT 생태계 참여자조차 급변하는 속도에 놀라곤 한다. 기존 시장 질서와 산업 구도는 순식간에 뒤바뀌기 일쑤다.
기존 전략과 관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ICT가 대변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창조적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ICT전문가들은 “스스로 창조적 파괴를 단행하지 않으면 파괴당하고 말 것”이라며 “더 빠르게 진화하고 창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한다.
2013년 새로운 도약과 비상을 꿈꾸는 ICT는 물로이고 우리나라가 창조적 전환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표〉 산업별 전망도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