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지상파TV 주파수를 모바일용으로 재배치하자는 파격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모바일 트래픽 폭증세를 고려해 미리 대응하자는 취지다.
26일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데이터 요금 인하와 트래픽 증가가 가져올 `광대역 용량 과부하(Capacity crunch)` 상황이 곧 벌어질 것이라며 이를 방지할 계획을 발표했다.
올 1년간 영국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2000만GB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900만GB와 비교한다면 약 2배가 늘어난 것이다. 오프콤은 이 같은 추세라면 2030년 모바일 데이터량은 올해보다 8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재배치와 5세대(G) 통신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프콤은 가장 현실적이라며 현재 디지털 지상파TV용으로 쓰이고 있는 700㎒를 5G 모바일용으로 전환하고 디지털TV용은 다른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디지털TV는 주파수가 변경되더라도 간단히 재조정하면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든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오프콤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올해 열린 `2012 세계주파수회의`에 제안했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 및 북부아시아는 700㎒ 대역을 모바일에서 사용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최종 결정은 3년 뒤인 `2015 세계주파수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무선 핫스팟을 공개 네트워크로 돌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영국 공공장소에는 1만6000여개 와이파이 접속 지점이 있지만 폭증하는 데이터 사용량으로 인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프콤은 이 같은 무선 공개 네트워크에 새 기술을 접목해 다운로드 속도를 약 25배 높여 카페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에드 리처드 오프콤 CEO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우리는 4G 주파수 경매에 돌입한다”며 “하지만 4G 역시 소비자의 데이터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G를 넘어 5G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