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인식과 관심에 따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퇴근하기 전까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일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사람들은 어둠과 함께 퇴근 시간을 맞이한다. 내일 아침 다시 출근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나의 자유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어둠을 참을 수 없는 고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친구들과 만나 한 잔 술에 불평불만을 실어 마시고 즐기면서 새벽을 맞이한다. 어제 덮고 잔 이불 속에서 또 다른 아침을 맞이한다는 신영복 교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이다. 한편 어둠을 얻음으로 생각하는 또 누군가는 새로운 창조적 아이디어를 임신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모든 창조는 세상과 가깝게 지내면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음 외롭고 긴 시간 동안 고독을 견뎌내는 잉태의 시간을 거쳐야 이루어진다. 퇴근 후에 맞이하는 어둠의 시간, 그 시간에 반복하는 일이 나를 결정할 수 있다. 나는 퇴근 후에 무슨 일을 반복하고 있는가? 지루한 반복이 어느 순간 지천을 흔드는 기적을 잉태한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다.
보는 사람의 눈에 기적으로 보이지만 기적을 만든 사람은 수많은 `배움` 속에서 깨달은 `얻음`의 결과를 활용한 사람이다. `어둠`을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로 해석하는 사람과 `어둠`은 밝음을 잉태하는 새로운 창조의 DNA로 해석하는 사람 간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어둠 속에서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무대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자연 삼라만상이 모두 배움의 대상이요 원천이다. 무엇을 벌까(how to earn)를 목표로 삼기보다 무엇을 배울까(how to learn)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배움(learn)`이 `얻음(earn)`을 결정한다. `배움` 없이 `얻음` 없다. `배움` 없이 얻는 것은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강렬한 깨달음을 동반하지 못한다. 여기서 `배움`은 처절하고 치열한 노력 끝에 마침내 깨닫는 과정이다. 그런 `배움` 뒤에는 `얻음`은 그냥 따라온다. 이전과 다른 것을 얻고 싶으면 이전과 전혀 다른 배움의 여정에 내 몸을 던져야 한다. 배움이 바뀌지 않으면 얻음도 바뀌지 않는다. 다른 것을 얻고 싶으면 전혀 다른 배움의 세계로 빠져 들어야 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