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만명.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은 LG사이언스홀의 누적 관람객 수다. 최근에는 매년 10만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여의도 LG사이언스홀을 찾는다. 민간 주도 과학기부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1987년은 한창 산업 발전이 이뤄지는 시기였습니다.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이란 LG 슬로건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꿈나무를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학교 외에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 장소가 마땅치 않았죠. 산업 발전을 위해 이공계가 활성화되고 훌륭한 과학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 LG사이언스홀입니다.”
이승진 LG사이언스홀 관장은 과학관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교육기부 문화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기부 문화가 사회적 화두가 돼 민간 기업이 단순한 자금 투자를 통한 사회 공헌이 아닌 직원이 직접 참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LG사이언스홀은 기업 연구원 등 과학자와 과학 꿈나무가 소통하는 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생존에서 살아남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최첨단 지식과 기술을 연구한다. 스마트폰부터 TV, 청소기, 냉장고 등 모든 IT·전자기기가 담고 있는 기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연구원이 직접 과학캠프에서 자신의 꿈과 지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이 관장은 “과학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원과 소통하면 과학의 꿈을 키우고 미래 목표를 세우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LG사이언스홀을 찾는 아이들은 혼자 오지 않습니다. 모두 어머니·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아오죠. 자연히 부모들도 과학체험에 참여하고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 과학 이야기를 나누면 재교육이 이뤄지는데 LG사이언스홀의 교육 기능이 가정에서도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LG사이언스홀에서는 단순히 한번 보고 끝내는 과학체험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과학교육을 실천한다는 것이 이 관장의 생각이다. 그는 “LG사이언스홀을 찾아 과학체험을 하는 것뿐 아니라 과학 캠프를 매월·분기별로 개최해 학생들이 끊임없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며 “오래된 경험과 노하우로 신뢰성을 갖춘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과학관협회 이사, 교육과학기술부 과학문화확산사업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강연을 하며 기업과 과학기술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한다. 이 관장은 “기업 주도로 과학 문화 나눔을 성공시킨 사례와 지원 정책 마련 등을 주제로 기업과 공공기관이 서로 윈윈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