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각국 정상이 신년사에서 국민에게 밝힌 메시지가 `위기 극복`에 모아진다.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위기 가운데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책임을 지고 있는 수장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또 그만큼 각국이 올해 견뎌내야 할 고난의 파고가 높다는 뜻도 된다.
아베 신조 신임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현재를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강한 일본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일본대지진 복구 지체와 장기간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은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경제와 교육, 외교를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정권에 부여된 사명은 무엇보다 강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대담한 금융완화, 기동성 있는 재정정책, 민간투자를 유발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3월 물러나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 금융위기 영향이 커지고 있고 세계 경제가 저속 성장하면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강한 중국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시진핑 총서기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이어나가 `대국굴기`의 과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재정위기 파고를 함께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도 위기를 강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경제가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할 것”이라고 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거대한 빚을 목에 건 상황”이라며 “질 높은 교육으로 미래를 준비하자”고 언급했다.
미국은 마감시간(12월 31일 자정)을 목전에 두고 가까스로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에 전격 타결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2기 행정부의 험로는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급작스러운 재정지출 감소로 생긴 서민경제 타격은 면했지만 증세 과정에서 겪을 내부 통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월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 역시 각국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위기의 압박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