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IT 심장 실리콘밸리 '정조준'

삼성전자가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를 정조준했다.

현지 채용한 우수 인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확대해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의 변신을 선언한 삼성전자의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반도체사업부 건물을 확장하고, 미주연구법인(SISA)은 마운틴뷰 신축 사무실로 이전한다. 마운틴뷰는 구글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R&D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실리콘밸리 팰러앨토와 멘로파크에 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삼성개방혁신센터(SOIC)와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설립했다.

SSIC는 인텔코리아 사장, 퀀텀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애질런트테크놀로지 사장 등을 역임한 손영권 사장이 지휘한다. 손 사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으로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SOIC는 구글 부사장 출신인 데이비드 은 부사장이 맡고 있다. SOIC는 소규모 금액, 3개월 단기 투자로 신생 벤처 기업을 육성하는 곳이다.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구글에서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맡아 유튜브 인수 등을 주도했다. 미국 AOL에서는 미디어&스튜디오 부문 사장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SW) 업체인 엔벨로(NVELO)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해외 소규모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DS부문 산하에 SSIC를 두고, 해외 유망 기업 외에 핵심 인력들을 영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전문가 등 인력들을 대규모로 채용했다”며 “미국 현지 R&D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우수한 인력들이 삼성전자로 더욱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