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스마트프러덕트에 거는 기대

이번 주 미국에선 `CES(소비자가전전시회)`라는 빅쇼가 열린다. 내로라 하는 업체들이 갖가지 첨단TV를 출품하고 자웅을 겨룬다. 다음 달 말엔 스마트폰이 주인공인 행사(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스페인에서 열린다.

TV와 스마트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판 제품이다. 대한민국 브랜드를 외국에 알리는 전령사 역할도 톡톡히 한다. 두 제품은 제조와 디자인이 중요하다. 여기에 앞으로 소프트웨어(SW)가 더 큰 역할을 한다. TV가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역시 언제, 어디서나 다른 기기와 연결하고 제어하려면 SW 기술이 필수다. 디자인·제조·SW는 세계 IT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박자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 프로덕트(smart product)`에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새로운 기기다.

중간에 앱(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앱을 활용해 스마트폰에 작은 부품 하나만 끼우면 스마트폰이 무선 프레젠터로 변신한다. 즉석에서 알코올을 측정하는 제품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에 하나둘 나온다. 액세서리가 주변이라면 스마트 프로덕트는 하나의 제품으로 스마트폰의 부가가치를 높여준다. 이런 이유로 외국에선 이를 `앱세서리`(앱+액세서리)라 부른다.

앱세서리가 액세서리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에 스마트 프로덕트는 SW와 서비스를 강조한다. 액세서리와 앱세서리 시장 모두 주도하는 기업이 미국 벨킨이다. 1983년 개인 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커졌다. 디자인이 주특기였지만 애플과 파트너를 이루면서 메이저로 부상했다. 세계적 가전업체 필립스 역시 스마트폰으로 아기를 관찰할 수 있는 앱세서리 제품을 내놓으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우리나라 몇몇 중소기업이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세계시장을 노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마케팅이 취약하고 글로벌 유통망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 프로덕트 경쟁력을 좌우하는 제조·디자인·SW는 우리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중국, 독일, 일본이 못 만드는 것을 우리는 만들 수 있다. 디자인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강조한 덕분에 삼성, LG는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세계적 디자인 대회에서 잇달아 수상하는 등 `디자인 대한민국` 저력을 떨쳤다. 운용체계(OS)와 데이터베이스(DB) 같은 기간계 부문이 약해서 그렇지 SW도 앱 개발 경쟁력은 우수하다. 문제는 생태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네트워킹 등이 취약하다. 이 점만 잘 극복하면 스마트 프로덕트가 새로운 먹을거리가 될 수 있다.

2월 출범하는 새 정부는 창조경제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한다. 이 점에서 SW, 디자인, 제조가 조합을 이뤄야 하는 스마트 프로덕트는 새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제품이다.

방은주 경인취재부장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