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쟁, IT공룡 특허 확보전쟁으로 번졌다

삼성·애플 특허 전쟁을 시작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특허 확보에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기업은 물론이고 특허 전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아마존·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반 신생기업까지 뛰어들었다.

전자신문이 특허전문업체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에 의뢰해 글로벌 15개 IT 대기업 보유 특허 추이를 분석한 결과, 삼성·애플 특허 소송이 가시화한 이후 주요 기업이 특허 신규 확보 건수가 크게 늘었다. 삼성·애플 특허전은 2011년 4월 점화됐다. 조사는 미국 등록 기준으로 삼성·LG전자를 포함 애플·구글·MS·IBM·화웨이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애플은 2008~2009년 특허 확보 건수가 연 30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2010년 825건으로 늘었으며 2011년 866건, 지난해는 1481건으로 급증했다. 2010년은 삼성과 특허 소송전 직전 해여서 연관 여부가 주목된다. 구글도 2009년까지 연 확보 건수가 100여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384건으로 증가하고 2011년에는 전년 대비 8배에 달하는 3019건을 확보했다. 지난해는 1260건이었다.

삼성은 2008~2010년 매년 3000여건 특허를 확보하다가 애플과 특허 소송전이 펼쳐진 2011년 4960건으로 급증했다. 양적 특허 확대에서 우량 특허 확보에 나선 지난해에도 3973건이었다. LG는 연 확보 특허건수가 2009~2012년 1000~1300여건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마존·페이스북도 삼성·애플 특허 소송전을 기점으로 신규 확보 특허건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아마존은 2009년까지 연 100건 이하로 특허를 확보했지만 2010년 132건, 2011년 172건에 이어 지난해는 217건으로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2009년 확보 특허가 한 건에 불과했으나 2010년 23건, 2011년 27건에서 지난해는 1099건으로 폭증했다.

자체 개발이 아닌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보하는 매입 특허도 비슷한 추이다. 애플은 2009년까지 100건 안팎을 매입했으나 2010년 314건, 2011년 260건, 지난해 651건 매입으로 확보했다. 구글은 2010년과 2012년은 각각 140건과 443건 매입했지만 2011년에는 2650건으로 늘었다. 페이스북은 대부분을 바깥에서 사왔다. 삼성도 2010년까지 매입 특허가 100여건에 그쳤으나 2011년 1184건으로 크게 늘었다. 애플 특허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이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192건 특허를 매입했다. LG는 연 기준 매입 특허 수가 100건을 넘지 않았다.

애플·구글·페이스북 등은 공격적인 특허 매입으로 보유 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매입 특허비율은 애플이 49.6%, 구글이 66.3%였다. 페이스북은 96.0%로 껑충 뛰었다. 아마존도 10.8%다. 중화권 업체로는 HTC가 63.9%로 높았다. 삼성과 LG는 매입특허 비율이 각각 6.8%와 3.1%로 낮았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과거에는 매출이 이익으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매출 이익 상당분을 경쟁사나 특허괴물(Patent Troll)이 특허로 빼앗아간다”며 “기업은 신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특허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표】글로벌 IT대기업 연도별 확보 특허 추이


※자료:광개토연구소

삼성·애플 특허전쟁, IT공룡 특허 확보전쟁으로 번졌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