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필름은 컴퓨터그래픽(CG)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입니다. 미국 유학 경험도 없는 제가 이곳에 들어간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간절히 원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다 꿈이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바쳐 철저히 준비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람]`스타워즈` CG 산실서 일하는 첫 한국 여성직원](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1/14/375200_20130114114706_143_0001.jpg)
장유진(31) 씨는 CG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선망하는 미국 루카스필름에 지난 2011년 12월 입사하는데 성공했다. `스타워즈`와 `인디아나존스` 시리즈를 제작한 루카스필름은 지난 40년간 수많은 명화를 탄생시켰다. 산하에 세계최고 특수영상 제작 스튜디오 `인더스트리얼 라이트&매직(ILM)`과 애니메이션 회사(루카스애니메이션) 등을 두고 있다.
장 씨는 ILM에서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다. 이곳에서 한국 국적을 가진 첫 여성이다. 그는 서강대에서 수학과 컴퓨터(부전공)를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컴퓨터그래픽스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매크로그래프라는 국내 컴퓨터그래픽 회사에서 3년여간 일했다.
평소 루카스필름에서 일하는 것을 흠모하던 그는 2011년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CG 행사인 `시그래프(Siggraph)` 취업박람회에 참석해 데모를 제출하고 수 차례 인터뷰를 본 후 입사에 성공했다. “영어가 많이 부족했지만 R&D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필요한 자질은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내 경험에 바탕을 두고 이를 중점적으로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고 입사 비결을 밝혔다. 미국 유학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입사하자 루카스필름 내에서는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영화 보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 그는 CG가 본인이 잘하는 수학·컴퓨터·미술을 조합한 것이어서 이를 주업으로 택했다.
장 씨는 “루카스필름에 근무하면서 한국과 다른, SW 엔지니어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에 여러 번 놀랐다”면서 “유명 영화감독 등이 강연하는 내부 세미나가 수시로 열리고 미술·음악 등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한 무료 강연이 상시 운영되는데 이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CG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 CG 수준은 개인만 보면 실력이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산과 지원 체계 등 기본 인프라는 크게 떨어집니다. 학계와 영화계 간 기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좀 더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스케줄링과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야 합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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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