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D 콘텐츠 경쟁력, 시장 형성이 우선이다

우리나라 3D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선진국 보다 많게는 5년 이상 뒤쳐졌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0년 영화 아바타의 영향으로 3D 열풍이 불면서 국내 전자업계도 3D TV를 둘러싸고 기술경쟁이 뜨거웠다. 정부도 3D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3D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수준 이하라는 결과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왜 선진국보다 경쟁력이 낮은지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3D 유통채널과 플랫폼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수익모델 부재나 정부 예산지원 부족, 제작인력 부족 등도 장애요인이다. 3D촬영장비나 편집도구 기술 수준 역시 선진국보다 한참 뒤쳐졌다는 평가다. 특히 유통 채널이 없다는 것은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시장이 있으면 유통 채널이나 플랫폼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이웃나라 중국만 해도 3D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려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행사에 사용하는 영상을 3D로 제작할 것을 명문화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폭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3D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내년에 3D TV 상용 방송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업은 무작정 3D 콘텐츠를 생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3D 콘텐츠 시장 부재와 함께 전문 제작인력 부족도 문제다. 3D TV 상용방송이 이뤄지려면 방송물의 20% 가량을 3D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지만 제작인력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D 산업과 관련한 시장·인력·콘텐츠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춘 것 없다.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을 활성화할 최소한의 단초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