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시큐리티 피플/`2013년, 정보보호산업 수출 도약기로 삼자`

[정보보호]시큐리티 피플/`2013년, 정보보호산업 수출 도약기로 삼자`

2012년은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해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하며 온라인 영상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도 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류 열풍은 대중문화 외에도 패션과 음식, 스포츠 등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힘을 발휘했다. IT분야 역시 해외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국산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고 있고 대표적 국산 모바일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은 세계적으로 가입자 7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IT 한류의 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정보보호산업의 경우 지난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 현지 고객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상당한 수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성과 대부분이 몇몇 업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아직까지 국내 보안 제품의 해외 진출을 한류라 부르기엔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정보보호산업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IT 경기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보보호산업 역시 저성장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정보보호산업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IT 경기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

국내 정보보호 제품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국내 정보보호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등 보안 선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이라 하더라도 현지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각 국가마다 문화와 언어, 비즈니스와 IT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통용되던 사업 전략을 고민 없이 적용하다간 해외 시장에서 의외의 실패를 맛볼 수 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 중소정보보호기업이 자체 보유 자원과 노력만으로 해외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한 해외 마케팅 역량이나 비용, 인력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르완다의 국가 정보보호 구축 프로젝트를 KT 및 국내 보안기업들과 공동으로 수주한 것은 매우 이상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내 정보보호 제품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 활성화된다면 관련 업체 해외 수출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다.

국내 정보보호업체들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여전히 작은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하고 있다. 최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보보호업체의 수익성 악화나 고급 인력 유출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에 업계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내 보안업체의 국내 시장 의존도는 턱없이 높다. 작년의 성과도 결코 작지 않지만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 올해는 국내 보안산업이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넘어 IT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업계와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펼치길 희망한다.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사장 dclee@igloo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