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로 생쥐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 기능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생체 내 유전자 기능 연구나 질환동물모델 개발을 통해 신약개발과 질병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한웅 연세대 교수와 김진수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로 생쥐의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IF=23)` 최신호에 발표됐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해 절단하는 인공 효소.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 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녹아웃하는 데 사용된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기존 녹아웃 기술로 녹아웃 생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유전자변형 배아줄기 세포주를 확립한 후 유전자가 변형된 쥐들로부터 다시 교배되어 얻은 2세대로 유전자변형이 전달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대략 1~2년의 긴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팀의 유전자가위 기술은 줄기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수정란에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6개월 이내에 녹아웃 생쥐를 만들 수 있다. 이한웅 교수는 “이 기술로 지금까지 제한된 녹아웃 생쥐 생산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의생명 분야의 연구를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진수 교수도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교정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녹아웃 하는 등 최근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신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