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중소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이른바 `5생(生) 정책`을 발표했다. 장비 공동 개발, 100% 현금지급과 상생펀드 증액, 기술개발 인프라 무상제공, 동반성장 지원 IT시스템 지원, 양방향 소통 프로그램 강화 등 파격적인 조치가 담겼다.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현금결제가 지원되면 중소협력사 매출이 10~30%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상생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한 3불3행 정책을 발표한 KT는 협력사에 `아이디어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슈로 떠오른 `중소기업 살리기`에 통신사가 솔선수범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슈퍼 갑`으로 군림하던 통신사의 변화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통신사의 변화는 여러 가지 정치·경제적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 정부가 `손톱 밑 가시`를 빼겠다며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공언한 정치적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산업적으로는 스마트 혁명 이후 시장 경쟁이 생태계 대결 구도로 재편된 것도 동반성장을 시대정신으로 떠오르게 했다. 통신사 내부보다는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그럴싸한 동반성장 정책이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현 정부 5년간 많은 대기업이 상생 정책을 발표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중소업계에서는 보여주기식 `전시 정책`이라며 폄하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정권 출범 초기 반짝 쏟아진 정책이 유야무야되는 전철을 이번에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하지만 이젠 동반성장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생태계 전쟁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다. 동반성장이 단순히 `중소업체에 퍼주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공세적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 중소업체도 시혜적 정책만 바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 동반성장이 말 그대로 `윈윈게임`이 되려면 더 좋은 아이디어와 강력한 실행력이 담보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