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과학자가 고강도 초음파로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술용 칼으로 하기 어려웠던 섬세한 시술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형원 하버드 의대 연구원과 미시간 대 연구진은 레이저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고강도·고주파수 초음파를 만들어내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집중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초음파는 임산부 뱃속에 있는 태아 영상을 얻는 용도를 넘어 신장 결석 제거술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렌즈를 이용해 고강도 집중 초음파를 만들어 결석을 부수고 전립선 암을 포함한 각종 암치료, 피부 미용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강도 초음파 정밀도는 수㎜에서 1㎝ 수준으로 미세조직이나 혈관 대상으로 한 섬세한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박 연구원은 초음파 치료 기술 정밀도를 100배 개선시켜 수십 ㎛ 이하로 집중시켰다. 탄소나노튜브가 일반 금속 물질보다 수십 배 이상 우수한 초음파 변환 효율을 갖는다는 연구를 지난 2010년 발표한 박 연구원은 개선된 탄소나노튜브로 `레이저·초음파 변환 렌즈`를 제작했다. 고강도로 정밀도가 높은 집중 초음파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박 연구원은 “이 초음파 기술은 세포 한 개 수준의 정밀도를 가지는 동시에 신장 결석을 파괴할 수 있는 높은 강도를 가진다”며 “기존 초음파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정밀 초음파 시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궈(Guo) 미시간대 교수는 “수술용 메스를 대신해 투명 칼(Invisible Knife)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의 연구성과는 현재 미국 특허 출원 중이며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12월 18일자로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