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상현 스페셜올림픽 정보통신전문위원

이달 29일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특별한` 세계대회가 열린다. 이날을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8일 동안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승자인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이 개최된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이 주도하는 가장 큰 겨울스포츠다. 개최국으로 뽑힌 우리나라는 6개월 동안의 준비를 끝내고 개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상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회 정보통신 전문위원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뛴 숨은 주역 중 한 명이다. 이 위원은 “동계와 하계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며 “주최국으로 일본·중국에 이어 우리가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탄탄한 정보통신 인프라에 기반을 둔 IT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평창대회에는 KT·삼성 등 국가대표급 IT업체가 후원사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경기장 주요 지역에 무료 와이파이존을 설치해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선수단 숙소에서 매일 주요 경기와 결과를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시스템도 새로 구축했습니다.” 이 위원은 “특히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는 개막 전부터 참가자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평창대회 성공을 위해 정보통신업체를 중심으로 별도 후원그룹도 결성했다. 선수 대부분의 체류 비용이 민간 후원으로 이뤄지는데 산업계도 적극 동참한 것이다. 후원그룹은 주로 지방자치단체나 종교단체 등이 참여했다. 조직위는 개막에 앞서 4일간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우정과 추억을 쌓는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 위원은 주요 업체와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우간다와 트리니다드토바고 두 나라를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스페셜올림픽이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아 초기에 후원기업을 모집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에서도 홍보 효과가 없다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결국 알음알음 뜻있는 중소기업이 동참했고 결과적으로 훨씬 값진 후원이 이뤄졌습니다. 경기장 전체를 첨단기술로 재단장하는데도 이들 후원 기업의 도움이 컸습니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스페셜올림픽은 국제적인 지명도를 확보한 세계대회다. 올해에도 110여국에서 33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가족과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을 합하면 전체 참가자는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알파인스키에서 크로스컨트리, 스노보드, 스노슈잉,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트, 플로어하키까지 7개 종목 경기가 열리며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참가자 모두에게 메달과 리본을 수여해 경쟁보다는 함께하는 올림픽으로서 의미가 크다.

“스페셜올림픽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지적장애인 최대 축제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반 올림픽 못지않게 인기가 좋습니다. 사실 이번에 우리나라가 주최한 것은 국제적인 위상을 고려할 때 늦은 감이 있습니다. 평창대회가 OECD선진국으로 대한민국의 역할과 책임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위원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우리도 이제는 국가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강점인 IT를 활용해 모든 인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스페셜올림픽 개최가 이를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