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부녀가 밝힌 북한의 모습은?

트루먼쇼 같은 나라…하루빨리 인터넷 개방해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방북 당시 동행했던 딸 소피가 북한을 `트루먼 쇼 같은 나라`라며 자신의 구글플러스에 사진과 함께 소회를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북한에 살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믿는 것으로 보였다”며 “아무런 의식 없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치 국가 규모의 트루먼 쇼 같았다”고 평가했다.

소피는 김일성대학의 전자도서관을 방문한 상황에 대해 “90개의 좌석에 모두 남자만 앉아 있었고 아무도 클릭이나 스크롤을 하지 않고 단지 화면만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인터넷 콘텐츠를 한 차례 수정한 뒤 제공하는 인트라넷 체제이고 일부 대학생들만 여기에 접속하는 것 같다며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전화, 자동차, 방 등 모든 곳에서 도청이 된다고 생각하라는 충고를 들었다고 전했다.

100~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고려링크라는 이동통신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소피는 “우리가 빌린 휴대폰은 국제전화가 가능했지만, 기본서비스 요금만 해도 휘발유나 자동차 등 다른 소비재처럼 가격이 매우 비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보다 더 이상할 수 없다”며 북한을 `매우 매우 춥고` `매우 매우 이상한` 나라라고 표현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역시 “궁극적으로 전 세계 인터넷망에서 북한을 격리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결정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슈미트 회장은 구글플러스에 올린 글에서 “북한 정부 관리와 군인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대학에도 사설 인트라넷이 있지만 일반 국민은 감시자가 없으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에는 오라스콤이라는 이집트 회사와 합작한 3세대 이동통신이 2.1㎓ 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단문메시지(SMS)만 제공될 뿐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데이터 접속을 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