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형 전자화폐 `주머니` 절반의 성공…가입자 22만명 돌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2년 주머니 이용 현황

지난해 2월 신한은행과 KT가 손잡고 만든 선불형 전자화폐 서비스인 `주머니(ZooMoney)`가 상용화 1년여 만에 가입고객 22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당초 타깃으로 내세웠던 전통시장에서는 체면을 구겼다.

주머니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사이버 머니를 충전한 후 송금·출금·지급결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지불결제 서비스다.

1일 5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고 본인의 휴대폰 번호와 연결된 주머니 가상계좌번호를 이용해 휴대폰 번호로 송금도 가능하다. 별도의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가 필요 없어 소액결제 고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분기별 거래금액만 10억원을 웃돌았다.

KT와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주머니 거래건수는 6846건, 3분기 1만7435건, 4분기 2만2653건으로 급증했다. 거래금액도 2분기 2억여원에서 4분기에는 11억원을 넘어서며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가입고객도 22만여명 수준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신한은행과 KT는 일반 가맹점뿐만 아니라 주머니 서비스를 전통 재래시장에 접목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과 잠실 부근 새마을시장 350여개 영세가맹점을 끌어들였고 재래시장에서도 스마트한 결제가 가능하다며 대대적인 론칭 이벤트를 벌였다. 하지만 전통 재래시장에 서비스를 상용화한지 1년여가 지났지만 정작 시장 내 가맹점에는 용두사미 서비스가 됐다.

서비스 초기에 사용 고객이 일부 있었지만 비밀번호 입력 등 조작의 번거로움 때문에 가맹 점주들조차 결제를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머니 지정 가맹점인 A안경사 사장은 “현금 결제가 대부분인 전통시장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결제 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가맹 점주는 주머니 결제를 포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남대문 소재 B식당 점주 또한 “주머니 서비스 론칭 후 KT와 신한은행 직원이 방문한 적이 없다”며 “결제코드 등을 부착한 스티커 등도 이미 폐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가맹점은 대대적 주머니 론칭 이후 소액 결제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후에도 이용고객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KT는 이 같은 전통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오는 3월 `주머니2.0`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러 기능을 통합한 강력한 주머니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시장을 찾는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폰 결제 외에 주머니 결제가 가능한 플라스틱 카드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머니 이용 현황

자료:신한은행

선불형 전자화폐 `주머니` 절반의 성공…가입자 22만명 돌파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