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 구글이 지난해 4분기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놓고도 `모바일 시대`가 드리운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검색 시장의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지만 모바일 광고 수익은 PC만 못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각) AP통신·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보다 36% 오른 144억2000만달러(약 15조원) 매출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6.6% 오른 28억9000만달러(약 3조원)에 달했다.
4분기 실적 향상은 연말 성수기 광고 매출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구글의 광고 매출은 121억달러(약 13조원)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영국 등 해외 매출이 향상된 것도 도움이 됐다.
이에 힘입어 구글의 2012년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대비 32% 늘어난 502억달러를 기록했다. 설립 15년 만에 5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연간 순익은 10% 늘어난 107억4000만달러(약 1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구글의 예상 밖 호실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취약한 매출 구조를 꼬집어 우려점도 함께 전했다. 구글은 매출의 90%가 광고에서 나온다. 최근들어 광고매출을 좌지우지하는 클릭당 광고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구글의 클릭당 광고단가는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6% 줄었다. 다섯 분기 연속 하락세다. 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모바일 광고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했다.
AP통신은 “광고주들은 모바일 광고가 PC 보다 효과가 낮다고 보고 있고 실제 모바일에서 상업적 링크와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클릭 수가 더 적다”며 “이 추세가 구글의 클릭당 광고 단가를 낮추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어도비시스템즈의 분석에 따르면 PC를 이용한 검색 비중은 최근 6개월간 77%에서 73%로 떨어졌다. 반면에 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통한 검색은 27%로 높아졌다. 전체 검색량의 4분의 1이 모바일 기기로 이뤄지는 셈이다.
뉴욕타임즈는 “성수기 효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모바일 위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모바일 사용자들로부터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실적 발표후 콘퍼런스콜에서 “클릭당 광고 단가가 전체 클릭 성장률에 비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장기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각종 모바일 기기들이 잠재 구매자의 수요를 배가시키면 광고 단가는 점차 향상될 것”이라며 “멀티스크린 세계가 가진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모바일 광고 이외에도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실적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3억5300만달러(약 372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에 유튜브는 광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효자 노릇을 했다. 니케쉬 아로라 구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부사장은 “유튜브 매출이 큰 역할을 한 가운데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끌어들인 광고 매출만 800만달러(약 8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표] 2012년 구글 실적 비교(모토로라 모빌리티 포함)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