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매각설이 돌고 있는 PC제조업체 델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S가 하드웨어 사업과 종합 컨설팅 등 신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델과 충분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MS, 델 인수하나?…전문가들 "시너지 충분"](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1/23/383505_20130123152629_126_0001.jpg)
블룸버그는 23일 MS가 델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약 20~30억달러(약 2조5000억~3조4000억원)를 인수자금으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레이크는 델 인수에 총 23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했다.
MS의 투자가 성사되면 `메자닌`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후순위채권 등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간접펀드를 말한다. 이후 델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예정대로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MS는 델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16%)에 이어 지분율 13%로 2대 주주가 된다.
MS의 델 인수 추진에 대한 외신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MS와 델은 지난 10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분석했다. 특히 MS가 최근 하드웨어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데다 델의 제조라인을 통해 `윈도8`로 구동되는 하드웨어 기기를 시장 주도 제품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역시 이런 기조에 힘을 보탠다. 발머 CEO는 얼마 전 주주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엑스박스(콘솔 게임기)와 서피스(스마트패드)를 만든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목적의 기기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소위 말하는 IT 생태계에서 MS의 역할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델은 지난 2년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다. 수많은 중소업체와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면서 솔루션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간 델이 확보한 기업용 유통 경로는 향후 MS가 윈도 제품군으로 영업을 전개하는데 힘이 될 전망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총괄하는 종합 컨설팅 회사로 변신도 가능하다.
그간 MS는 약 660억달러의 현금 자산을 기반으로 여러 IT기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다. 페이스북, 컴캐스트 등이 MS가 투자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지난 1980년대 존폐의 기로에 놓였던 애플에 투자하기도 했다. IT 생태계를 보존하고 자사의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투자였던 셈이다.
델에 대한 투자 역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향후 델의 비즈니스에 MS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