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연구소]프로템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연구개발(R&D)은 의미가 없다. 국가과제를 100% 제품화해 외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장비 내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기업이 효자다. R&D로부터 나온 핵심기술의 사업화, 한마디로 `돈 버는 R&D`를 실현한 기업이 바로 프로템이다.

프로템 기술연구소 엔지니어들이 서응수 연구소장(가운데 앉은이)과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프로템 기술연구소 엔지니어들이 서응수 연구소장(가운데 앉은이)과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프로템(대표 황중국)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과 연성회로기판(FCCL), 리튬2차전지용 분리막,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필름생산에 필수 장비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코팅과 라미네이팅 머신, 필름연신기, 슬리터(Slitter), 코터(Coater), 와인딩기 등 필름 물성을 바꾸고 커팅하는 컨버팅 설비 생산이 주력사업이다.

프로템 기술연구소 인력은 10명이며 대부분 석사급 이상 전문가다. 절반은 20년간 관련분야 연구로 숙성된 프로급 엔지니어다. 서응수 프로템 기술연구소장은 “연구소 전체 인력이 외주 없는 직영 엔지니어기로 R&D 역량이 높다”며 “2006년 연구소를 설립해 역사는 짧지만 핵심 기술에 대한 기초를 튼실하게 다져 현재는 글로벌 경쟁사의 기술력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프로템은 R&D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에는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됐다. ATC는 시장점유율 세계 10위권 이내 상품을 보유한 기업 중 평균 5대 1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되는 제도다. ATC 지정으로 프로템은 정부로부터 1㎛급 인쇄전자용 초박막 코터 장비개발에 앞으로 5년간 자금 50억원을 지원받는다. 서 연구소장은 “이번 과제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해 사업화에 성공한 뒤 `월드클라스 300`에 선정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각종 인증과 포상도 잇따랐다. 세계최초로 하나의 설비에 4개 공정라인 성능을 갖춘 멀티코팅 머신을 개발,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지난 7월엔 IR52 장영실상을 받았으며,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 유공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무역의 날에는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국책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프로템은 2008년 매출 100억원에서 지난해까지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 매출의 절반은 내수였지만 올해부터는 수출이 60%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의 발판은 역시 핵심기술에 있다. 원단(Web) 주행안전유지기술과 정밀제어 및 웨이브(Wave) 커팅기술은 독보적이다.

프로템이 보유한 특허는 20여개 중 한두 개를 제외하고 모두 사업화로 연결됐다. 연구소는 컨버팅 설비부문에서는 평판디스플레이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사업방향을 전환해가고 있다.

그린에너지원인 수소제조와 저장시스템 및 친환경 농업용 멀칭필름 개발 등 신규 R&D도 한창이다. 수소제조와 저장시스템은 지난해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농업용 필름 분야는 미국 조지아텍과 제휴해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해 4월엔 중소기업청에서 전국에서 79번째 그린비즈 기업에 지정됐다. 서 소장은 “컨버팅 기술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올 수 있다”며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기존 제품의 공정혁신뿐만 아니라 녹색산업분야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R&D 성과는 사업화로 연결돼 `PROTEM` 브랜드가 부착된 장비는 현재 해외 30개국에 직수출되고 있다. 서 연구소장은 “우리 원천기술로 개발된 핵심부품을 장착한 장비가 우리 브랜드로 수출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