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조원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속이 어떻길래?

중국 전자상거래시장, '속빈강정' 되나?

중국 유통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전자상거래 시장이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내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중국 온라인 쇼핑인구가 2억명을 돌파하면서 온라인 쇼핑 횟수도 미국인의 두 배에 달하는 등 활발한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대형 쇼핑몰을 제외하곤 일반 몰들은 만성적자에 폐업까지 잇따르고 있다.

27일 중국상업연합회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쇼핑 규모가 1조 위안(약 174조원)을 넘어섰으며 전체 소매유통의 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들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의 온라인 쇼핑 횟수는 유럽인의 4배, 미국·영국인의 2배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인구 수도 지난해 6월 기준 2억1400만명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대비 23.7% 증가한 수치다.

높은 성장세에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살 깎아먹는 파격적인 가격할인 경쟁이 벌어졌다. 가전제품에 주력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상청은 경쟁사 수닝온라인과의 가격전쟁을 벌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도 10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쟈핀, 준쿠 등 명품 전문 쇼핑몰은 직원을 줄이고 급여도 체납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졌다. 생활잡화 전문몰인 웨이멘은 중국 공장에 지급해야 할 돈을 갚지 못해 결국 폐업신고를 했다.

이처럼 특정 온라인 쇼핑몰은 취급품목이 제한적이라 재방문율이 떨어져 회원이 늘어도 매출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

타오바오, 이하오덴처럼 종합 인터넷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라인 슈퍼마켓을 표방하는 이하오덴은 식료품 관련 카테고리에만도 1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그런데 매출은 상위 5대 브랜드에서 90%가 일어난다. 또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평균 이윤율도 10%에 못미친다.

중국상업연합회 측은 “전자상거래 시장은 가격전쟁으로 인해 점점 더 이익 창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